상주부동산협회

중고주택 활용을 위한 정책 필요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금리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아파트에 대한 선호, 전셋값 상승에 따른 구매수요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분양시장이 최근 부동산거래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공급과잉을 우려하며, 향후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 열기를 감안한 듯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승을 막았던 분양가상한제가 탄력 적용되어 사실상 분양가상한제 규제는 사라졌다. 분양열기에 건설사들 역시 분양가를 올리고 있다. 미분양을 우려해 낮은 분양가를 책정했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모 부동산정보제공업체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7월초 기준 3.3㎡당 974만원으로 지난해 782만원 대비 192만원이나 올랐다. 옵션 등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불과 한 달 전에 분양한 곳에 비해 수천만 원 이상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있다. 자칫 과도한 분양가 인상은 주변 집값 상승까지 부추겨 모처럼 실구매 수요까지 촉발한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분양열기에 수요와 공급 측면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올해 민간에서 공급할 신규분양물량은 2002년 이후 최대치인 34만7천 가구에 달한다. 공공물량까지 합치면 40만 가구를 넘어설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또한 올해 초에 건설사들이 목표한 분양 물량에 비해 30%가까이 늘어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의 물량 공세가 2~3년 뒤에는 또다시 부메랑이 되어 내 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에겐 악몽이 될 수도 있다. 경기도내 모아파트는 전세가구중 80%이상이 미분양되자 업체 측이 3천만 원을 깎아주는 이른바 ‘땡 처리’에 들어갔다.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주택경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만 해도 집을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누가 요즘 집을 사냐며 너도 나도 전세를 선호하는 탓에 전셋값이 치솟고 매매가를 상회하는 전세도 나올 정도였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실수요자 위주의 매매수요가 확산되면서 집값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분양시장까지 열기에 휩싸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쉽게 예측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현재의 분양에 대한 지나친 쏠림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주거문제를 1990년대 중반까지 신규 주택 건설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기존 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을 주로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전 국민의 60%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의 경우 상당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이 되면 550만 가구 이상이 지은 지 20년이 된다는 보도도 있다. 우리나라도 새로운 분양열기에 휩쓸려 있을 것이 아니라 노후화되고 기존의 중고주택 시장의 활성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공가임대주택에 대한 지원 사업 등도 개업공인중개사의 협조를 통해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존 주택을 중심으로 한 구조보강과 리모델링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경영학박사 이 해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