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부동산협회

[부동산리더스 -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공인중개사 수급조절]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공인중개사 수급조절

개업공인중개사가 9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집계에 따르면 2015년도 4월말 현재 개업공인중개사는 88,198명이다. 이는 개업공인중개사 집계이후 사상 최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3,700명이나 증가했다. 부동산시장이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일부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개업공인중개사는 많아도 너무 많다. 공인중개사자격시험 합격자는 개업공인중개사의 4배 가량인 344,466명이 배출되었으며, 개업률은 불과 24% 남짓으로 장롱자격증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정부에 공인중개사 과다배출 문제와 부동산중개사무소의 과당경쟁 문제를 해소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건의했지만 수험생들의 반발 등을 우려해서인지 뚜렷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토교통부가 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부동산중개업의 발전ㆍ육성방안 연구용역과제 중 하나로 개업공인중개사의 수급조절방안을 제시한 것은 무척 다행스럽다.

공인중개사자격시험 합격자는 1995년까지는 연평균 7,114명을 배출되었으나, 1999년부터 2011년까지는 이보다 2배 가까운 14,740명을 배출하고 있다.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총가구수 17,399,422가구에 2014년까지의 공인중개사자격시험 합격자수를 수치를 계산할 때 약 50.34가구당 1인의 공인중개사자격시험 합격자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중 실제 중개업을 하고 있는 개업공인중개사를 가구당 추산해보면 한국은 220가구당 1명이 개업공인중개사이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 472가구당 1명이 개업공인중개사이다. 일본에 비해 2배가량 포화되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전문자격사별 인원을 인구 10만 명당 계산했을 때도 162명이 개업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는데 반해 변호사 49명, 세무사 22명, 법무사 13명, 공인노무사는 4명으로 공인노무사의 40.5배에 달한다.

이처럼 공인중개사 과다배출의 부작용이 심각해진 데는 IMF 금융위기 이후 합격자 배출방식을 절대평가방식으로 바꾸고 정부의 실업자 구제책의 일환으로 공인중개사 자격제도를 활용한 데 따른 것이다. 시험의 난이도는 급격히 하락하고 한 집 건너 한 개가 중개사무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아파트 상가의 1층은 중개사무소가 대다수이다. 이렇게 많은 수의 중개사무소가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경영수익을 극도로 악화되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인당 평균 주택 매매건수는 2.8건에 불과했으며, 2014년도에는 전국적으로 14,767개소의 중개사무소가 휴폐업 했다. 한해 평균 10% 이상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구제책이 아니라 제2의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더욱이 개업공인중개사의 평균 연령은 53세이다. 재취업이 쉽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이들이 폐업을 하게 될 경우 가족들이 받아야 할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루빨리 부동산중개업계의 진정한 성장과 선진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공인중개사 시험과목 개편이나 공인중개사 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한 사전 선발인원 확정 등 이번에는 반드시 공인중개사 수급조절에 대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미 부동산시장에 진출한 개업공인중개사와 미래에 진출할 공인중개사, 그리고 공인중개사를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당장의 합격의 기쁨이 아니라 부동산시장전문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경영학박사 이 해 광